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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 선언이 불러온 역풍, 휘청대는 도쿄 올림픽

대안 없는 강행 선언이 역풍을 불러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하자마자, 각국 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해 사방에서 '올림픽을 연기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오는 7월 24일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라는 유례 없는 장애물을 만났다. 이에 IOC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에 걸쳐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IOC 선수위원을 비롯한 전 세계 선수 대표, NOC 대표와 연달아 긴급 화상회의로 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올림픽 정상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IOC는 대회 개막까지 아직 4개월 가량 여유가 있으므로 급격한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이후 인터뷰 등을 통해 올림픽 강행에 힘을 실었다. 특히 22일(한국시간) 독일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선 "올림픽은 주말에 열리는 축구 경기처럼 연기할 수 없는 대회다. 올림픽 연기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결정할 수 있다"며 "올림픽에 나설 1만 1000여 명 선수들의 꿈을 깰 수 없다. 도쿄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IOC의 의지에 도처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첫 포문을 연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전설'이자 현 IOC 위원인 헤일리 위켄하이저를 비롯해 선수들의 반발 여론이 SNS 등을 타고 빠르게 퍼졌고, 미국수영연맹은 자국 올림픽위원회에 "올림픽 정신에 기반해 선수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해달라"며 도쿄 올림픽을 1년 연기해달라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영국육상연맹도 닉 카워드 회장이 "연습할 장소가 모두 폐쇄된 지금, 올림픽 수준에 맞춰 훈련하기 어렵다"며 "도쿄 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지 않겠다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연기론에 힘을 실었고, 22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육상연맹도 맥스 시걸 회장 명의로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목별 각국 경기연맹들이 연쇄적으로 올림픽 연기 주장을 펼치면서 IOC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올림픽위원회(NOC)들도 반대 행렬에 동참했다.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도쿄 올림픽 개최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공문을 IOC에 발송했고, 직전 대회였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국이었던 브라질 올림픽위원회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 올림픽을 1년 뒤에 개최하는 것이 옳다"고 제안했다. 브라질은 대회 개최를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이들 만이 아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 역시 반대 의견을 주장하고 나섰다. 스페인 올림픽위원회의 알레한드로 블랑코 위원장은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성토하며 연기를 주장했고,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도 홈페이지에 "2020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은 "스포츠는 우리의 존재 이유이지만 지금은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며 올림픽보다 코로나19 사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의 보그단 가브로베치 위원장과 콜롬비아 올림픽위원회의 발타사르 메디다 위원장도 같은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IOC는 이번 주 임시 집행위를 열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최 또는 취소·연기 방안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23 06:00
스포츠일반

IOC '강행' 주장에도… "연기해달라" 목소리 높아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20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 선언에도 각국에서 연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 올림픽을 취소, 혹은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최근 국제 경기단체, 선수 대표, 각국 올림픽위원회와 화상 회의를 통해 도쿄 올림픽을 정상 개최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연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수영연맹은 21일(한국시간) 미국올림픽위원회에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도록 요구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미국수영연맹 팀 힌치 회장은 "미국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 정신에 기반해 선수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해주기를 바란다"고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미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IOC의 올림픽 강행에 반대 의견을 밝혔던 영국 육상계 역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육상경기연맹의 닉 카워드 회장은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통해 "연습 장소도 모두 폐쇄되고 있어 올림픽 수준에 맞춰 훈련하기 어렵다. 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지 않겠다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IOC에 직접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도쿄올림픽 개최를 미루자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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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 IOC 강행 의지에 빗발치는 비난

"우리가 뭘 어떻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하는가?" 올림피언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전세계 스포츠를 중단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IOC가 뚜렷한 대책 대신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IOC 위원으로 활동 중인 여자 아이스하키 전설 헤일리 위켄하이저(42·캐나다)는 "IOC는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신경하고, 무책임하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18일(한국시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전세계 확진자 수가 159개국 18만 4976명으로 늘어난 코로나19의 기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북미 등 전세계 주요 스포츠가 연달아 중단된 데 이어 개막까지 불과 4개월 여를 앞둔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WHO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선언 이후 한층 힘을 얻고 있는 도쿄 올림픽 취소·연기론 속에서 IOC는 17일부터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논의에 돌입했다. 그러나 IOC의 입장 변화는 없었다. IOC는 17일 33개 종목별 국제경기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을 둘러싼 상황이 도쿄올림픽 준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매일 변하고 있다"면서도 "도쿄 올림픽이 4개월 이상 남은 현재로서는 어떠한 추측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들에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현재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가 57%이며 나머지 43%를 위해 국제경기연맹(IF)과 협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올림픽에 나서야 할 선수들은 IOC의 '강행 결정'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훈련이 불가능하고, 예선전도 연이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데다 건강과 안전 문제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국 육상 여자 7종 경기 선수인 카타리나 존슨-톰슨(27)은 자신의 SNS를 통해 "스포츠가 전부가 아니며 코로나19를 둘러싼 더 중요한 문제가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훈련 시설이 폐쇄돼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미국 훈련 일정도 취소됐다"고 적었다. 이어 "IOC는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하라'고 하지만 이는 정부의 지침과 상충된다. 나는 일상을 유지하고 훈련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탄식했다. 영국의 중거리 육상 선수인 제시카 주드(25) 역시 SNS에 "대체 얼마나, 우리가 뭘 어떻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하는가? 경기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는지, 선발전은 제대로 열릴 것인지, 훈련은 또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누군가 나와 공유해줄 것인가?"라며 IOC의 성명을 비판했다. 미국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인 사무엘 미쿨락(28) 또한 SNS를 통해 훈련 시설 폐쇄 안내문을 게재하며 "한 달 동안 훈련을 받지 못했다. 나 혼자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걸 안다. 다들 어떻게 훈련하고 있지?"라며 올림픽 준비에 대한 고충을 드러냈다. USA 투데이는 "올림픽 개막 4개월 전인데 수백 명의 선수들이 훈련할 장소가 없다"고 설명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 카테리나 스테파니디(30·그리스)도 "IOC는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길 바라지만 플랜B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건강을 해칠 위험을 안고 훈련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OC의 '정상 개최' 강행 결정에 반대하는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다. 스페인 올림픽위원회(COE) 알레한드로 블랑코 위원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스페인 선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어도 지금 상태로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같은 조건에서 경쟁이 어렵다"며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공정하다는 뜻을 전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나라다. 블랑코 위원장은 "스페인은 올림픽에 있어서 중요한 나라이고 올림픽은 불과 4개월 남았다"며 "우리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같은 조건으로 대회장에 도착할 수 없다"고 대회 연기를 강하게 주장했다. 자메이카 올림픽위원회의 크리스토퍼 사무다 위원장 역시 로이터 통신을 통해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더라도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은 최우선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좀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19 06:00
스포츠일반

일본 내부에서도 ‘올림픽 2년 연기론’ 찬성 목소리 커진다

어떻게든 강행하고 싶은 아베 정부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일본 내부에서도 올림픽 연기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 스포츠 신문인 닛칸스포츠는 17일 "도쿄 올림픽 2년 뒤 개최도 검토할까, 올림픽 연기 방안에 찬성자 다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도 올림픽 2년 연기론에 찬성하는 이들이 여럿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 개막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상 개최는 무리라는 여론이 힘을 얻은 모양새다. 올림픽 2년 연기 방안은 조직위 이사인 다카하시 하루유키가 지난 1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언급하며 지지를 얻었다. 당시 다카하시 이사는 "올해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며 "올림픽 일정을 조정하게 되면 3월 말 조직위원회 이사회 회의에 앞서 다른 스포츠 이벤트와 얼마나 중복되는지 여부가 검토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은 "중요한 시기에 경솔한 발언"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다카하시 이사의 발언은 확실한 파장을 불러왔고, 이후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돌아갔다.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르기보다 1년 연기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고, 같은 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 정상 개최를 강조하면서도 "WHO의 권고에 따르겠다"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며 강행 의지를 드러냈지만 일본 내 여론은 이미 올림픽 정상 개최에 회의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아사히 신문이 15일과 16일 양일간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훌쩍 넘는 63%에 달했다.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23%,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9%였다. 닛칸스포츠는 "정상 개최 여부에 대한 판단 주체는 어디까지나 IOC다. 그러나 운영 계획을 세우는 조직위 이사회가 일본 측의 생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OC는 한국시간으로 17일 밤부터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자들, 그리고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회장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고, 18일에는 각 종목 선수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18 06:00
스포츠일반

이제 도쿄올림픽은 더이상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 2020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막다른 길에 몰려있는 일본, 그리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딜레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국면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감염 현황에 따르면 15일(한국시간)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135개국 14만2649명, 사망자 수는 5393명이다. 지난 12일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에도 각국의 감염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탈리아를 필두로 스페인·프랑스·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확산세가 뚜렷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을 비롯해 북미 지역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에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말 그대로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회·경제·외교적으로 수많은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머리 아픈 과제를 받아든 이들이 있다. 2020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불과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상 세 번째 팬데믹 상황을 맞은 일본과 IOC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부터 올해 7월 개막을 앞둔 도쿄올림픽의 개최 여부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많았다. 그 때마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그리고 IOC 모두 정상적으로, 또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라며 강하게 부정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팬데믹에 접어들면서 전세계로 퍼져나간 지금,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더 회의적으로 변했고 일본과 IOC의 고민도 보다 심각해졌다. 팬데믹에 접어든 지 겨우 나흘이 지났을 뿐이지만 상황은 '정상 개최'를 강조하던 때와 많이 달라졌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된 이탈리아는 2만명 넘는 사람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 정부는 10일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내렸고,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한 번도 멈춘 적 없었던 프로축구 세리에 A도 중단됐다. 이탈리아 뿐만이 아니다. 치솟는 확진자 가운데 선수 및 관계자들이 포함되면서 세리에 A와 함께 유럽 5대 축구리그로 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독일 분데스리가·프랑스 리그앙·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모두 중단됐다. 미국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가 중단되고 미국프로야구(MLB)도 개막을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프로스포츠가 모두 중단된 상황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프로스포츠도 멈춰선 와중에 아마추어 스포츠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리 없다. 세계 곳곳에서 예정되어 있던 대회들이 연기되고 취소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의 해를 맞아 올림픽 예선을 준비 중이던 종목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각 종목 세계연맹들은 예정된 대회 일정을 가급적 뒤로 미루면서도, 올림픽 이전에 예선을 소화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올림픽 연기론, 올림픽 취소론이 속속 불거지는 가운데 미뤄진 예선 일정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선수들의 불안은 더욱 크다. 대회 준비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부은 일본의 입장에선 작금의 상황이 그야말로 진퇴양난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들어간 돈과 공들인 노력을 생각하면 취소할 수도 없고, 연기하거나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도 탐탁치 않다. 어떻게든 코로나19를 올림픽 개막 전까지 누그러뜨린 뒤 정상 개최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14일 기자회견 발언은 일본의 이런 입장을 잘 나타낸다.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확진자 수를 최소화하는 일본의 태도도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면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미 일본이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 전세계적인 재난으로 번졌다. 그리고 올림픽은 '일본의 축제'가 아닌 '전세계의 축제'다. 일본이 올림픽 개막에 맞춰 자국 내 사정을 정상화한다 치더라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태에서 감염이 종식되지 않는다면 정상 개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쇼와대병원 감염증내과 특임교수인 니키 요시히토는 코로나19가 팬데믹에 접어들기 전인 9일 "팬데믹이 시작될 경우 일본과 다른 나라가 이 사태를 동시에 종식하는 건 불가능하다. 일본에서 여름 전까지 종식된다고 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림픽을 통해 재감염이 시작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상 개최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일본 못지않게 난감한 쪽은 칼자루를 쥔 IOC다. IOC는 지금까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한 발 물러섰다. 바흐 위원장은 독일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를 통해 가급적 예정대로 대회를 개최하겠지만 WHO가 대회 중지를 요구할 경우 WHO의 조언을 따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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